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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18.08.08 (Wed) 11:3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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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상훈 "'누구나 쉽게 로봇 만들게 하자' 창업…글로벌 기업 1000억 인수 제안도 거절"
로봇에 미친 청년 CEO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

"몇백억 목표?…내 꿈은 더 크거든요"

허문찬 기자 sweat@hankyung.com

1996년, 다섯 살 상훈이는 로봇 키트를 선물받았다. 그 나이 때 다들 한 번쯤 받는 선물이지만, 상훈이는 이 로봇에 완전히 매료됐다.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는 엄마에게 “로봇을 만들고 싶다”고 졸랐다. 상훈이 엄마는 전국을 수소문해 경기 부천시의 ‘하늘아이’라는 로봇 회사를 찾아냈다. 그리고 이 회사 사장에게 “아이가 로봇을 배우고 싶다는데 찾아가도 되겠느냐”고 물었다. 사장의 허락을 받은 상훈이는 그 뒤 시험기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엄마 손을 잡고 서울 강남구에서 부천시까지 왕복 세 시간 거리를 오가며 로봇을 배웠다. 지금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로봇 스타트업(신생 벤처기업) 중 하나인 럭스로보 최고경영자(CEO)이자 ‘로봇 천재’로 불리는 오상훈 씨(27)는 그렇게 로봇 세계에 뛰어들었다.

로봇에 미친 청년 

오 대표는 “처음 로봇을 배울 때 생각한 것처럼 재미있지는 않았다”고 말했다. 완성품은 멋있지만 복잡한 회로를 이해하거나 플라스틱을 가공하는 것은 초등학생에겐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. “처음엔 힘들었지만 하면 할수록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. 나중에는 완전히 로봇에 미쳐 살았어요.”

 

고등학교 때 로봇 동아리에 들어가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로봇을 제작했다. 어릴 때부터 갈고닦은 실력에 로봇에 대한 애정이 더해지자 또래에서 그를 따라올 사람이 거의 없었다. 고등학교 때 이미 각종 장애물을 넘어 사람을 구해오는 로봇을 제작할 정도였다. “로봇대회에서 탄 상만 150개가 넘어요.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봇대회인 월드로보페스트에서 2등까지 했습니다. 솔직히 제가 한국 최고라고 생각했어요.”

대학에 갈 때가 되자 여기저기서 “우리 학교에 오라”는 제안이 왔다. 그중 광운대 로봇학부의 제안이 가장 매력적이었다. 전액 장학금에다 학부생으로 구성된 연구소에 매년 1억원의 연구비를 주겠다고 했다. 좋아하는 로봇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는 생각에 광운대로 진학했다. 그렇게 공부하다 높은 연봉을 받고 대기업에 들어갈 생각이었다. 

“누구나 쉽게 로봇을 제작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”

대학생활은 오 대표가 생각한 것처럼 즐겁지 않았다. 연구소 주임 교수는 밤낮도 주말도 없이 학부생들을 몰아붙였다. “그렇게 로봇을 좋아했는데도 3년쯤 지나니 완전히 방전돼 버렸어요. 유학을 가거나 해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.”

어느 날 새벽 첫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던 길이었다. 떠오르는 태양을 보는데 “아, 이렇게 고생했는데 결국 취직해서 하나의 부품으로 사는 게 좋을까”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. 문득 초등학교 때 로봇을 가르쳐 준 사장님 생각이 났다. 그 사장님은 수업료를 받지 않는 대신 “너도 커서 아이들한테 로봇을 가르쳐줘야 한다”고 여러 번 당부했다. 그때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“누구나 쉽게 로봇을 제작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바로 연구소를 뛰쳐나왔죠.” 

먼저 동업자를 찾기 시작했다. 광운대 로봇학부 연구소에는 오 대표조차 혀를 내두를 만한 천재가 한 명 더 있었다. 1년 선배인 손승배 씨다. 그는 이미 1학년 때 “배울 게 없다”며 연구소를 나온 상태였다. 뭘 하고 사나 봤더니 유수의 국방연구소에서 로봇 연구를 하고 있었다. 반 년 넘게 술 사고 밥 사며 쫓아다닌 끝에 겨우 설득해 2013년 럭스로보를 창업했다. 손씨는 럭스로보 최고기술책임자(CTO)를 맡고 있다. 

여섯 번 실패 끝에 올해 첫 매출 

 

첫 사업자금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스타트업 지원자금으로 받은 5000만원이었다. 연구비로 쓸 돈도 모자라서 직원들에겐 월급을 10만원씩만 줬다.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일했지만 스타트업은 쉽지 않았다. 3년여간 여섯 개 아이템을 내놨지만 전부 생산도 못 하고 사라져버렸다. 오 대표도 직원들도 ‘공짜 노동’에 지쳐갔다. “다 같이 포기하려다가 정말 마지막으로 처음에 구상한 것 딱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했어요. 그게 지금 만들고 있는 ‘모디’입니다.” 

모디는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는 로봇 모듈이다. 통신만 되거나, 전등이 켜지거나, 모터가 달려 팬을 돌릴 수 있는 등의 기능을 갖춘 모듈 13종이 있다. 이걸 사용
대학들도 잇달아 학부에 로봇 전공학과를 개설하고 있다. 한양대 광운대 등이 로봇학부를 운영 중이다. 학부 때는 기계공학 등을 전공한 뒤 대학원 때 로봇을 공부하는 경우가 더 많다. 서울대는 금속이 아니라 실리콘 등을 활용한 소프트로봇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.